Energy Modeling Jasan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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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an Story

제 38화 무신사 성수동 신사옥 이야기

Trust 가치.경험.투명

무신사 성수동 신사옥의 파사드를 처음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스케일”이었습니다. 성수라는 도심 맥락 안에서, 유리 한 장 한 장이 단순한 마감재가 아니라 건물의 태도와 브랜드의 인상을 결정하는 ‘전면(Front)’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난제는 기준층에서 시작됩니다. 기준층 유리의 크기가 4.5m를 상회하는 대형 패널이 다수 적용되었고, 내풍압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41.52mm 두께의 대형 유리를 전면에 시공해야 했습니다. 두께가 두꺼워질수록 강성은 확보되지만, 무게와 취급 리스크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실제로 유리 한 장의 중량이 500kg에 육박하는 구간이 있었고, 이 한 장을 “어떻게 들어 올리고, 어떻게 멈추고, 어떻게 안착시키느냐”가 곧 프로젝트의 기술 난이도를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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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까다로운 지점은 한 입면에 요구되는 기능이 다양했다는 사실입니다. 환기창, 소방창 등 용도에 따라 요구 성능과 사양이 달라지다 보니, 서로 다른 두께와 구성의 유리들이 한 입면에서 공존해야 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각 유리를 개별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입면 전체가 하나의 표정으로 읽히도록 두께·중량·디테일·공정이 충돌하지 않게 설계-제작-시공을 일원화하는 것입니다. 같은 외관이어도 내부 사양이 달라지면 프레임 수용, 실링, 개폐 하드웨어 조건이 달라져 작은 판단 하나가 전체 품질을 좌우합니다.

고층부는 또 다른 과제를 던졌습니다. 고층부에는 저철분 유리를 적용하고, 여기에 뉴트럴한 실버 반사 계열(P77-15)을 매칭하여 미려한 색채를 완성했습니다. 반사 유리는 빛의 각도와 주변 환경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기 때문에, “좋은 반사”는 단순히 반사율이 아니라 색의 안정감과 톤의 균형으로 결정됩니다. 성수의 하늘과 도시가 만들어내는 변화 속에서, 건물이 과하게 튀지 않으면서도 선명한 존재감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반면 저층부는 “판매시설”이라는 공간의 성격에 충실해야 했습니다. 방문자의 시선이 머무는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막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층부 대형 유리는 투명 계열의 저철분 유리를 사용해 투명성을 극대화했습니다. 내부가 자연스럽게 노출될 때, 브랜드 경험은 거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성수동 신사옥이 주는 개방감은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유리 선택과 디테일의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난제는 현장 그 자체였습니다. 성수의 도심 현장은 대체로 그렇듯 작업 공간이 매우 협소합니다. 게다가 이번 현장은 “대형 유리”라는 조건이 추가되면서,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안전과 품질을 동시에 담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장 조건에 맞춰 특수 제작한 윈치(Winch)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좁은 작업 반경에서도 하중을 안정적으로 제어하고, 미세 조정이 가능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대형 유리 시공은 결국 ‘힘’의 문제가 아니라 ‘제어’의 문제입니다. 500kg에 가까운 유리 한 장은 순간적으로 흔들리거나, 수평·수직이 미세하게 틀어지는 것만으로도 프레임 간섭과 모서리 파손 위험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특수 윈치 적용은 단순한 장비 변경이 아니라, 작업 순서·정지 포인트·안착 각도·안전계수까지 포함한 공정 전체를 재설계했다는 의미였습니다. 그 결과, 협소한 공간에서도 대형 유리를 안전하게 반입하고, 안정적으로 정렬한 뒤, 계획한 품질 수준으로 ‘그 자리’에 앉힐 수 있었습니다.

무신사 성수동 신사옥은 “큰 유리를 썼다”로 요약할 수 없는 프로젝트입니다. 대형 스케일, 기능 창의 복합, 고층부 색채의 완성도, 저층부 투명성의 극대화, 그리고 협소한 현장에서 특수 윈치로 500kg급 대형 유리를 제어하며 시공한 경험까지, 결국 이 프로젝트는 디자인, 성능, 시공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통합 역량이 무엇인지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주)자산유리 설계기술팀에게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연락처 : 02-355-3811

감사합니다.

글쓴이. 이경수 ( 자산유리 대표이사 ) | kslee@jasanglass.com | 010-5490-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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